대한항공 예약과 신은희(申銀姬)대리는 요즘 전화기에 매달려 산다. 오전9시부터 밤10시까지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 항공편을 실제로 이용할지 일일이 확인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하루 평균 1백여통의 전화를 걸지만 설 추석 연말연시같은 특별수송시간엔 2백50여통으로 늘어납니다. 예약을 하고 항공권까지 구입했는데도 탑승하지 않는 승객을 가려내기 위해서이지요.” 신대리처럼 국내선 승객의 탑승여부를 확인하는 직원은 12명. 사전에 아무런 예고없이 예약을 펑크내는 ‘노 쇼’(no show)가 너무 많다 보니 이런 업무를 전담하는 팀이 생겨났다. 이 팀은 보통 때 한번 정도 예약승객에게 전화를 걸어 실제 탑승여부, 긴급 연락처, 왕복 항공권의 경우 현지 연락처 등을 물어보고 있다. 그러나 명절 항공권은 3, 4차례 다이얼을 돌려야만 한다. 93년부터 예약과에서 근무중인 신대리는 확인전화에 대한 승객의 반응은 노선별로 조금씩 다르다고 전했다. “국제선 승객은 고맙다고 대답하는 분이 많습니다. 항공편을 자주 이용해서인지 일정을 다시 체크해 주면 좋아하지요. 그러나 국내선은 짜증스런 반응이 상대적으로 많아요.” 대한항공은 노 쇼를 줄이기 위해 한때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했다. 자주 펑크내는 승객을 따로 관리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료정리가 쉽지 않고 회사이미지를 감안해 시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예약을 취소하거나 바꿀 일이 있으면 미리 알려줬으면 하는 것이 신대리의 소망. “에티켓은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이 아닐까요.” 〈송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