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고급 예술만을 추구해온 영국 로열 오페라 하우스가 빚더미앞에서 두손을 들었다. 유서깊은 로열 오페라 하우스가 최근 재정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중음악계에 손을 내밀었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음반제조업체 EMI의 총수 콜린 사우스게이트경(59)을 회장으로 영입키로 한 것. 크리스 스미스 영국 문화장관은 이 결정이 음악애호가들에게 던질 충격을 고려해 주저했으나 결국 경영의 귀재인 그가 적임자라는 결정을 내렸다. 물론 순수예술 애호가들의 비난이 엄청나게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의회는 채들링턴경이 이끄는 경영위원회가 부적절하고 재앙에 가까운 오판과 경영정보 부족으로 오페라하우스를 잘못 운영했다며 채들링턴의 사표를 받았다. 사우스게이트의 임무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경영을 탄탄한 기초위에 올려놓는 것.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지난해 두차례 파산 위기를 맞아 독지가들의 기부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로열 오페라와 로열 발레를 거느리고 있는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현재 4백70만파운드(약 1백40억원)의 적자를 안고 있다. 정부가 매년 1천5백만파운드(약 4천5백억원)를 지원해주고 있으나 밑빠진 독에 물붓기. 건물이 보수공사에 들어가는 바람에 앞으로 공연단이 2년동안은 유랑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고진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