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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性추문, 장기화 조짐…국정연설계기 지지도 올라

입력 | 1998-01-30 19:54:00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성추문사건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캔들 폭로 1주일이 지났으나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은채 양측의 상반된 주장만 난무하자 27일 국정연설을 계기로 클린턴의 지지도가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이변을 보였다. 뉴욕 타임스지는 29일 클린턴이 지난해 12월28일 백악관에서 르윈스키를 몰래 만나 “워싱턴을 떠나 뉴욕에 있는 어머니의 아파트에 숨어 지내면서 증언을 피하라”고 권유했다는 보도로 클린턴을 공격했다. 연방법원의 소환장을 받아 법정에서 증언토록 돼 있는 르윈스키가 잠적해버리면 재판 진행이 어려워지기 때문. 그러나 CBS방송은 이날 클린턴의 정액이 묻어있는 것으로 알려진 르윈스키의 옷에서 클린턴과 관련된 DNA 증거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클린턴쪽에 유리한 보도를 했다. 또한 르윈스키와 5년동안 불륜의 관계를 가졌던 그녀의 고교시설 은사 앤드 블레일러도 “르윈스키는 사실을 과장하면서 거짓말을 일삼았다”고 밝혀 클린턴에게 유리한 증언을 보탰다. 스캔들이 소강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열쇠를 쥐고 있는 르윈스키의 증언과 이를 위한 면책특권 협상이 어려워졌기 때문. 르윈스키의 변호사인 윌리엄 긴스버그는 이날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와 다시 접촉을 갖고 르윈스키에 대해 형사소추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증언하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스타검사는 리언 파네타 전 백악관비서실장과 클린턴의 개인비서 베티 커리 등을 연방 대배심으로 소환, 증언을 들은데 이어 백악관의 비밀 경호요원들로부터도 증언을 수집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러나 파네타와 커리가 “(대통령의) 성관계에 관해 알지 못한다”고 증언, 스타는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백악관쪽에서는 힐러리 여사가 스캔들에 대한 대응을 진두지휘하며 스타 검사를 “우익세력과 공모했다”고 몰아붙이는 등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