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하여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기업은 구조조정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참에 각급 의회의 의원수도 조정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필자만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국회에서 국회와 지방의회의 정원을 줄이자는 논의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현재 우리 나라 국회의원 수는 2백99명, 시도의원은 9백72명, 시군구 의원은 4천5백41명이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의원의 나라’다. 각급 지방의회 의원은 무보수로 봉사하고 있다. 그러나 회의수당이나 여비 등을 더 받기 위해 불필요한 회의를 자주 개최하거나 회기를 불합리하게 연장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피닉스시는 인구가 약 1백만명인데 시의원은 8명이고 샌프란시스코는 인구 70만명에 시의원 11명을 선출하고 있다. 미주의 경우 국회의원을 대개 주민 30만∼40만명당 1명꼴로 뽑는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고비용 저효율 정치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수는 3분의 1씩, 시군구 의원은 2분의 1씩 대폭 줄였으면 한다. 그렇게 하면 의원 정원은 국회의원이 2백명, 시도의원은 6백48명, 시군구 의원은 2천2백70명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 1인당 시도의원 3∼4명, 시군구 의원 약 10명꼴이므로 국회의원에 대한 지방의회 의원의 정치적 위상이 확립되는 셈이다. 또 국회의원 정수를 지역구 1백50명, 직능비례대표 50명으로 정하고 국회의원은 오로지 국정에 전념하고 지방사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업무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지구당사무소가 줄고 선거구 획정이 비교적 쉽게 이뤄질 수 있다. 국민의 질타 때문에 잠시 유보한 국회의원 입법활동비도 숨통을 틔울 수 있어 명실공히 알찬 의정활동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는 5월이면 각급 지방의원 선거를 실시해야 하므로 서둘러 의원정수를 조정하기 바란다. 이창호(전 군산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