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체들이 수출확대를 위해 지난 2년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독자브랜드 수출의 꿈을 잠시 접었다. 대신 남의 상표를 붙여서 수출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급속히 돌아서고 있다. 수출에 사활을 건 국내 업체로서는 시장개척에 돈을 쓰기보다는 환율절하의 이익을 안전하게 챙기고 장기간 대량공급이 가능한 OEM방식수출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 삼성전자는 1일 미국의 대형 가전업체인 월풀사와 5년간 55만대, 모두 1억4천만달러 규모의 냉장고를 OEM방식으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냉장고 단일 수출계약으로는 최대 규모. 미 제록스사에는 6월부터 2년간 모두 4천만달러의 레이저프린터를 OEM방식으로 수출키로 했다. LG전자도 가전 주력제품인 에어컨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와 유통업체인 시어즈에 1백63만대를 장기 공급키로 했다. 최근에는 브라질 최대 전자업체인 그라디엔테사에 VTR 40만대를 OEM방식으로 수출했다. 이같은 OEM방식수출은 96년부터 ‘제값받기’의 일환으로 독자브랜드 수출을 추진해 왔던 전자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파고에 다시 복고형 수출형태로 돌아서고 있는 것.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