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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앉은 노동계… 노사정委 『勞心초사』

입력 | 1998-02-01 20:12:00


노사정(勞使政)위원회가 큰 고비를 맞고 있다. 고용조정(정리해고)법안을 처리할 임시국회가 2일 열리지만 노동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고 좀처럼 대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측과 정부측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고용조정, 근로자파견제 등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3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회에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광옥(韓光玉)노사정위원장은 “노동계와의 합의를 위해 이미 두차례나 임시국회를 미뤘는데 또 국회를 지연할 수 없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고용조정 등의 법안 처리가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김차기대통령측은 노측이 고용조정 법제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나름의 안을 제시, 논의의 물꼬만 트게 되면 협상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노동계는 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경우 노사정위 탈퇴 등 중대결단을 내리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특히 민주노총은 지난달 31일 간부회의에서 국회에 법안이 제출되는 즉시 위원회 불참은 물론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같은날의 기초위원회 회의에는 “2월 임시국회 일정에 짜 맞추는 무리한 협상진행은 안된다”며 불참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김차기대통령측에 최종협상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의 실천의지가 확고히 담긴 최종안을 내놓아야 양 노총 조직내부의 논의를 거쳐 수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양 노총측은 이와 함께 노사정 공동선언문을 내놓은 뒤에도 일선 사업장에서 불법해고 등 부당노동행위가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며 협상결과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김차기대통령측과 노측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협상이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데는 협상대표들의 운신 폭이 좁다는 점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정 어느 쪽이건 쉽게 협상테이블을 박차고 나가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대타협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노측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용조정에 대해 ‘무조건 반대’라기보다 일선 사업장을 설득할 수 있는 ‘성과물’을 먼저 달라는 쪽이다. 김차기대통령측은 노동계와의 막후접촉을 더욱 강화하면서 협상안을 제시한다는 생각이어서 2일 기초위원회에서 어떤 조정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협상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