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지방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간을 한 고등어에 갖은 양념을 해서 밥위에 쪄 먹는 자반맛을 잊지못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똑같은 고등어인데 왜 이렇게 맛이 없나’하고 밥상머리에서 투정하는 사람이라면 서울 마포 서부지원 건너편 한정식집 ‘안동국시’를 찾아볼 만하다. 경상도 말씨를 쓰는 여주인 조차향씨가 3년전에 문을 연 이 집은 구수한 콩가루 냄새가 나는 안동식 국시(손칼국수의 경상도 사투리)와 한정식이 주메뉴. 소박한 치장에 간판도 보일락말락하게 작아 지나쳐버리기 쉽지만 예약을 하지않으면 점심이든 저녁이든 자리를 얻기 어렵다. 음식점안으로 들어서면 “어서 오이소”하는 아주머니들의 친근한 인사말이 마치 안동에 온 느낌을 준다. 이 집의 주특기는 싸고 맛있는 한정식. 점심 백반에는 고등어자반조림에 우거지국 부추전을 기본으로 9가지 반찬이 매일 다르게 나온다. 자반조림은 고춧가루 마늘 등의 양념을 간고등어에 얹어 조리한다. 우거지국도 뜨물 받은 물에 된장을 심심하게 풀어 우거지를 넣고 푹 끓여 담백하고 구수하다. 녹두전도 별미다. 녹두가루를 갠 반죽에 숙주나물만 넣고 지져 맛이 깔끔하다. 한정식 특A코스에 나오는 신선로와 구절판도 먹을 만하다. 주인 조씨는 “단골손님을 위해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을 내려고 애쓰나 시간에 쫓겨 못할 때가 많다”고 아쉬워 한다. 국시 5천원, 녹두전 1만원, 점심 한정식 7천원, 저녁 한정식 특A코스 3만원 A코스 2만원 B코스 1만원.02―3272―6465 조근태(도서출판 현암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