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밖에 남지 않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준비작업이 큰 혼선을 빚게 됐다. 조직위원회가 1년여의 검토끝에 10개 개최도시와 경기장건설계획을 확정,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통보한 지 2주일밖에 안된 시점에서 돌연 재검토의 ‘암초’에 부딪친 것. 4일 김대중차기대통령의 지시에 이어 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이 문제를 새 정부로 넘겨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조정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개최도시선정과 경기장건설문제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할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특히 이번 재검토의사가 실질적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개최할 새정부의 시각이란 점에서 충격파는 적지 않다.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경비절감과 사후관리 등에 대한 대책은 반드시 세워져야 함은 물론이다. 월드컵유관단체들은 새정부의 재검토제안이 이같은 관점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차원이 아닐 경우다. 이미 FIFA에 통보한 내용이 각 지방자치단체와 문체부 조직위 축구협회 등 월드컵 유관단체들이 오랜기간 논의를 거쳐 나온 국가차원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를 전면 재조정할 경우 큰 파문이 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여곡절끝에 10개 도시를 개최지로 선정하고 경기장신설을 결정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이후 국가적 재도약을 위한 거대한 생산적 축제의 기회를 국민에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였다. 또 공동개최국인 일본과의 비교에서 처질 수 없다는 국민적 정서를 감안한 결정사항이었던 것. 개최도시중 5개도시는 월드컵이전부터 다른 목적으로 경기장 건설계획이 세워져 추진중에 있다. 서울의 상암 주경기장도 가까스로 예산분배에 합의, 첫삽을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어떻게 전면 번복할 것인가. 〈이재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