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나?” 이동전화기 얘기가 아니다. 어떤 극장이 미어터졌느냐를 묻는 영화가의 물음이다. “어떤 영화가 대박이냐?”는 극장가 최고의 관심거리. 대박이란 빅히트작이라는 뜻의 영화가 은어다. 보통 영화관객도 어떤 영화에 얼마큼 관객이 몰렸느냐에 궁금증을 갖는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할리우드처럼 공식적 박스오피스(관객동원) 순위를 발표하는 곳이 없다. 한 해가 끝난 뒤 결산처럼 드러날 뿐. 동아일보가 영화가 소식통의 분석을 모아 매주 영화가 관객수를 공개한다. 이제는 더이상 먼나라 얘기가 아닌, 우리 나라에서 곧 만날 수 있는 영화로 가득한 할리우드의 박스오피스순위도소개한다.》 최근 흥행에서 돋보인 영화는 단연 ‘8월의 크리스마스’다. “절제미는 있으나 대중성은 미지수”라는 시사회 평가를 비웃듯 지난달 24일 개봉돼 열흘만에 전국 43개관 관객수 48만(이하 2월3일 기준)을 돌파했다. 이대로라면 ‘편지’의 기록도 깰 수 있어 제작사 우노필림에서는 희색이 가득하다. 신예 허진호감독의 성공적 데뷔. 현재 서울 중심가를 벗어나 주변부 극장을 순회하는 ‘편지’는 전국 1백60만 돌파로 막바지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황신혜 문성근 주연의 ‘죽이는 이야기’는 전국 10여만으로 구정전 아쉽게 결산. 스물세살 여자감독의 처녀작으로 영화가의 관심을 모았던 ‘러브 러브(Rub Love)’는 관객으로부터는 그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충무로에서는 ‘사랑 지우기’라는 뜻의 제목에 빗대 ‘관객 지우기’, 주인공 안재욱의 이름도 ‘안 지우개’로 부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돈다. 외화 가운데 ‘성룡의 CIA’는 전국 54개관 개봉, 서울보다 지방에서 강세를 보였다.전국 주요 19개관에서만 41만 관객을 끌어모아 이번주말까지 도합 1백만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 20세기폭스에서 직배한 ‘에이리언 4’는 서울 55만, 전국 1백만을 넘겼으며 같은 직배사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은 서울 2개관에서 관객 3만7천을 모아 7일부터 전국 43개관 확대개봉 예정이다. 20세기 폭스는 ‘에이리언4’를 서서히 접으면서 20일 개봉할 ‘타이타닉’으로 상반기 영화가에 폭풍을 몰고 올 계획. 경쟁직배사 UIP는 ‘007 네버다이’로 전국 1백5만을 동원하고도 “아직 더 밀어붙여야 한다”는 분위기. 이와 함께 리처드 기어의 ‘레드 코너’를 7일 개봉해 ‘타이타닉 출항 전까지’ 바짝 밀어붙이겠다는 전략. 〈권기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