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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보는 세상]영업사원,회사지원끊겨 정성으로 뛴다

입력 | 1998-02-08 20:48:00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사원들의 ‘겨울나기’는 한결 더 고달프다. 현대자동차 광화문영업소 김원태(金垣太·37)과장. 입사 9년간 월 평균 15대의 자동차를 팔아온 김과장은 지난달 겨우 2대를 파는데 그쳤다. “있는 차도 팔아야 할 형편인데 어떻게 새차를 사라고 하느냐”는 고객의 말을 들을 때마다 난감해지곤 했다. 외제차 수입판매업체인 K사에 근무하는 이모대리(32)는 영업사원 60명 중 30∼50%를 감축한다는 설이 돌아 ‘처분’만 기다리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외제차 판매급감으로 된서리를 맞은 뒤 영업사원들에게 지급됐던 휴대전화를 다 회수했고 기름값 지급도 없어졌다. 모기업 화학사업부 남모대리(31)는 교통 식사 접대비 등의 지원이 끊긴 뒤로 영업을 하면서 자기돈 쓰는 일이 많아졌다. 남씨는 “과거 ‘친목 겸 영업’으로 퇴근 후 술한잔 하고는 거리낌 없이 영수증을 회사에 청구했으나 요즘은 ‘정상적인’ 영수증조차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IMF한파를 이겨내려는 세일즈맨들의 생존전략도 눈물겹다. 대우자동차 판매왕 박노진(朴魯鎭·43)씨는 ‘삼고초려’(三顧草廬)형. 박씨는 “비나 눈이 오는 악천후 속에 고객을 찾으면 고객이 미안해 한다”며 “여러차례 고객을 찾아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뒤 고객의 경제수준에 맞는 차를 권하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96, 97년 2년 연속 전국여왕의 자리에 오른 삼성생명 문래영업소 신정재(愼貞縡·여·44)씨는 고객에게 알찬 정보를 주고 계약을 이끌어 내는 ‘도우미’형. “신문 잡지는 물론 경제관련서적도 1주일에 3, 4권씩은 반드시 읽어 최신정보로 고객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달·윤종구·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