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이라도 아낄 수 있다면.’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사는 주부 박모씨는 고민 끝에 최근 생수 주문을 끊었다. 18.9ℓ들이 한병에 5천원 하는 생수값이 녹록지 않기 때문. 대신 옥수수차 티백을 사 물을 끓여 마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보리차 옥수수차 둥굴레차 결명자차 등 각종 차의 티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레이스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백30여만원에 불과하던 D식품 보리차 티백 월매출액이 올 1월에는 두배가 넘는 2백68만여원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생수판매액은 50% 줄었다. 생수업체들은 가정배달용 생수를 포함한 전체 매출액이 10∼15% 줄어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 지출을 줄이려는 안간힘은 ‘뒷산 약수터’에서도 볼 수 있다. 최근들어 약수를 받아 가려는 사람들이 예전의 두배가 넘는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직장인 손재오씨(30)는 “지난 일요일 오후 포이동 구룡산에 갔는데 3시간이나 기다려 겨우 물을 받을 수 있었다. 예전엔 30분이면 충분했는데…”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