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경제난 극복사례 연구 합동조사단 일원으로 멕시코를 방문(1∼8일)했던 국민회의 유재건(柳在乾)부총재는 9일 멕시코에서 얻은 교훈을 두가지로 정리했다. 첫번째는 각 경제주체의 철저한 고통분담. 노(勞) 사(使) 정(政)에다 농민까지 참여하는 ‘팍토(PACTO)’에서 매년 물가 임금 등 경제운영의 기초원칙에 대한 협약을 체결,갈등요인을 최소화한다는 것. 특히 95년부터는 이 협약을 ‘동맹’으로 부를 정도로 상호 신뢰가 높다고 그는 소개했다. 두번째는 투명한 경제행정. 정부가 매주 한번 경제현황을 있는 그대로 발표, 국내외의 불필요한 오해를 없앤다는 것이다. 유부총재는 특히 “어네스트 세디요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각료가 한달에 한두번씩 미국 등 선진국의 금융시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외국자본의 국내유치에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멕시코 방문에서 유부총재가 만난 사람은 장관급만 10명을 넘는다. 구리야 재무장관 블랑코 상공개발장관 올티스 중앙은행총재 등 경제계의 웬만한 주요 인사는 다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로부터 배운 것은 △금융기관정리 △실업자대책 △저축증대 등 멕시코가 82년과 94년 경제난을 극복하며 사용했던 비상처방. 노조와 재계 간부들과의 면담에서는 고통분담의 지혜를 얻었다. 유부총재는 이런 내용을 종합, 조만간 ‘멕시코 리포트’를 작성해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유부총재는 “멕시코를 이끄는 주요 인물들은 한결같이 외국 유학 출신의 40대로 이들의 역동성과 전문성이 멕시코의 경제성장률을 3년전의 마이너스에서 작년 7%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결론지었다. 유부총재 역시 대표적인 해외 유학파 출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법학박사 출신으로 국제변호사로 활동하다 80년대말 귀국, TV심야토론 사회자를 거쳐 15대 총선에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아직 총재비서실장이나 새정부에서의 이렇다할 보직은 맡지 못하고 있는 처지. 멕시코에서 경제위기 해법을 터득하고 온 그가 정작 자신의 역할은 어떻게 정리하게 될지 관심이다. 〈송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