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처럼 부풀곤 했던 밸런타인데이 경기마저 올해는 썰렁하다.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14일). 예년 이맘 때 백화점들이 앞장서서 초콜릿 선물장사를 펼치곤 했다. 그러나 극심한 경제난과 가라앉은 사회 분위기 때문에 판촉행사가 쏙 들어갔다. 값비싼 초콜릿선물세트 대신 떡과 한과로 된 조촐한 선물세트를 기획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11일부터 ‘조심스럽게’ 밸런타인데이 선물매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선물세트의 가격도 대부분 1만원 이하로 낮춰 잡고 있다. 그레이스백화점의 한 홍보담당자는 “비용도 줄이고 외래 풍습의 의미도 희석한다는 뜻에서 예년의 초콜릿 선물 외에 떡과 한과선물세트를 반반씩 준비했다”고 말했다. 2월이 대목인 초콜릿업체는 연말 이후 계속 찬바람속에 떨고 있다. 한 초콜릿 수입업체는 “예년엔 2월 매출이 20∼30%나 오르는데 올해는 틀린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경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