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차기정부의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김태동(金泰東·51)성균관대 무역학과 교수의 실물경제 무경험과 반재벌성향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그룹과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은 겉으로는 ‘현실을 중시하는 정책추진을 기대한다’며 기대섞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선 실무자들은 차기정부의 대(對)기업 개혁드라이브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김교수가 과거 재벌기업을 ‘신5적(新五賊)’의 하나로 묘사할 정도로 반재벌성향을 보였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현실에 입각한 개혁을 추진해줄 것을 주문했다. 삼성측 관계자는 “위기상황에서는 이론이 강한 학계인사보다 경제흐름을 꿰뚫고 있는 실무형 인물이 절실하다”며 “경제각료 인사 때는 실물경제 출신을 뽑아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인선에 불만을 표시했다. 대우 임원은 “이미 결정된 마당에 왈가왈부하기 싫다”면서도 “차기정권에서 경제수석의 역할이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김교수의 적극적인 역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LG그룹 관계자도 “김대중(金大中)당선자가 직접 국정을 챙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김영삼(金泳三)정권 때처럼 경제수석이 목소리를 키우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그룹들의 불만스런 입장은 차기정부의 재벌 관련 개혁방안들이 국제통화기금(IMF)측의 기업투명성 보장요구 뿐만 아니라 김교수 등 급진성향의 학자들이 이론적 기반을 마련해줬다는 판단에 따른 것. 공식 논평을 낸 대한상의는 “김당선자의 시장경제 지향적 경제관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가 처한 여건과 현장에 충실하고 적합한 정책수립을 기대한다”고 밝혀 재벌개혁에 완급을 조절해줄 것을 당부했다.경영자총협회는 “김교수가 노사관계에 얼마나 균형된 입장을 취할지 지켜보겠다”는 입장. 다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측은 “김교수가 김당선자의 개혁정책에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온 만큼 중소기업의 이해가 차기정부에서 잘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이번 인사를 환영했다. 〈박래정·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