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이 요구한 대기업 회장실 및 기획조정실의 정리를 각사 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재계는 또 고금리에 따른 기업 연쇄도산 등 실물경제기반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곧 국제통화기금(IMF)에 고금리정책 완화를 건의하는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30대 그룹 기조실장들은 11일 전경련회관에서 가진 긴급모임에서 회장실 정리문제를 ‘지배주주에게 법적지위와 책임을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수용하되 현실적으로 기조실을 당장 없애기는 어려운 만큼 시행은 각사 사정에 맡기기로 했다. 기조실장들은 14일까지 그룹별로 그룹 구조조정 및 개혁방안을 비상경제대책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하되 시한은 융통성을 두기로 했다. 재계의 이같은 입장은 새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재벌개혁의 방향 및 일정과 거리가 있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손병두(孫炳斗)전경련 부회장은 “지주회사가 없는 상태에서 그룹의 장기전략 투자방향을 결정하려면 기조실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회사별로 회장이 속한 계열사에 기획실을 두거나 한시적인 구조조정팀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자율적으로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12일 회장단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고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추대하는 건도 매듭지을 예정이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