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부인 힐러리는 11일 클린턴과 백악관 인턴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은 인터넷이 한 원인이 돼 발생한 것이라며 “근거없는 소문을 양산하는 인터넷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일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인터넷을 통한 정보유통은 편집기능이나 적절한 규제장치인 ‘게이트 키퍼(문지기)’기능이 없다”고 말하고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인격과 명예를 지킬 권리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진실이란 가치가 신발도 신기 전에 거짓말은 세계를 반바퀴나 돈다’는 옛말이 있지만 요즘은 진실이 침대에서 일어나 신발을 찾기도 전에 거짓말이 세계를 두바퀴나 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인터넷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의 발언은 시사주간 뉴스위크지가 르윈스키 사건을 취재해 놓고도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보도를 유보했으나 인터넷 온라인 뉴스사이트인 ‘드러지리포트’가 인터넷에 띄움으로써 성추문의 격랑을 몰고 온데 대한 불만인 것으로 여겨진다. 힐러리는 또 남편이 르윈스키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도 ‘올바른 태도’라고 두둔했다. 그는 “국민은 현명하고 공정하며 분별력이 있다”면서 “이런 혐의들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수증기처럼 증발하고 연기처럼 흩어질 것이며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보고 스스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