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재벌그룹 계열사 중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하며 약속 이행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받게 된다. 또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 기존 여신 회수 또는 신규 여신 동결 등의 불이익이 기업측에 가해진다. 은행감독원은 재벌그룹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이같은 내용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도록 의무화하라는 지침을 13일 각 은행에 시달했다고 밝혔다. 은감원은 약정 적용대상은 총여신 2천5백억원 이상인 63개 대기업그룹(화의나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중인 9개 그룹 제외)이며 이 가운데 공정거래법상 30대 재벌그룹은 2월중에, 나머지 재벌들은 3월중에 이같은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은감원은 그러나 계열사 중 재무구조가 좋은 기업은 약정을 맺더라도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덜 강력한 자구노력 의무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은감원은 재벌그룹 계열사들의 재무구조가 좋은지 나쁜지를 가리기 위한 기준은 조만간 은행단 협의를 통해 마련될 예정이며 채무기업의 부채비율, 상호지급보증정도등이주요한 기준이될것이라고밝혔다. 조흥은행 등은 재벌그룹 계열사가 아니더라도 신용상태가 나쁘고 은행빚이 많거나 신규업종에 진출한 기업과는 특별약정을 맺을 방침이라고 밝혀 약정 대상기업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은감원 방안에 따르면 재벌그룹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는 △부채비율 감축계획 △그룹 전체의 부동산 매각 등 자구노력 및 차입금 상환계획 △계열사 통폐합 및 정리 등 구조조정계획안을 제출하고 재벌총수의 대표이사 선임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약속도 해야 한다. 채권은행은 6개월마다 각 기업의 계획 이행여부를 점검, 약정대로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신규여신을 동결하거나 기존 여신을 회수하는 불이익을 준다. 은감원 관계자는 “이 방안은 차기 정권이 제시한 기업 구조조정계획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