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어나 러시아어 못하면 장사 못해요.” 남대문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는 박용석씨(31)는 요즘 서투른 외국어로 하루 40∼50명씩 밀려드는 외국인들을 맞는다. 일본 미국 등 외국 관광객이 전체 매출액중 3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으로 썰렁해진 재래시장의 ‘한가닥 희망’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값싼 물품을 사러 밀려드는 외국인을 붙잡는 일이다. 이들을 돕기 위해 시장상인과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발벗고 나섰다.‘외국인관광객 1만명 유치계획’을 세운 남대문시장은 한국관광공사와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시장내에 있는 관광안내센터에 영어 일어에 능통한 전문통역인력을 상주시킬 계획이다. 러시아 보따리상인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평화시장도 상가별로 쇼핑가이드북을 제작하고 러시아어로 간판을 새로 제작하는 등 외국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웬만한 시장 상인들도 숫자 등 간단한 러시아어 회화는 구사할 정도. 관할 중구청도 이들이 화장실을 잘 못찾아 불편해한다는 소리를 듣고 상가내 편의시설 확충방안을 검토중이다. 〈전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