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평소 여성의 사회참여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대선 때도 국무위원 중 4명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여성의 사회참여나 여성영역의 확대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 때문에 새 정부 조각(組閣)과정에서 여성장관이 몇 명이나 탄생할지도 주요관심사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4명 이상의 여성장관 임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무엇보다 정부조직개편과정에서 부처 수가 16개로 준 데다 여성부 기능을 해온 정무2장관실을 폐지하기로 결론이 났기 때문. 게다가 막상 인선을 하려다 보니 눈에 띌만한 여성장관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행정경험이 있는 여성인사를 물색했으나 현재 정부 각 부처의 3급 이상 공무원 1천34명 중 여성은 14명에 불과했다. 특히 통일 외교 안보 경제분야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마땅한 후보가 아예 없다시피 했다. 이런 현실의 한계 때문에 새 정부의 여성장관은 여성부를 신설하는 대신 대통령직속으로 두기로 한 여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해 3명선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여성 장관후보로 박영숙(朴英淑)전평민당총재권한대행 이우정(李愚貞)국민회의고문 장명수(張明秀)한국일보주필 신낙균(申樂均)국민회의부총재 주양자(朱良子)자민련부총재 정희경(鄭喜卿)국민회의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중 최우선순위로 꼽히는 여성장관후보는 박영숙전대행. 박전대행은 김차기대통령과 오랫동안 교분을 갖고 유엔환경개발회의 한국위원회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환경문제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환경부장관 후보로 유력하다. 의사출신인 주양자부총재도 대한의학협회부회장 국립의료원장을 역임,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력한 보건복지부장관 후보로 꼽히고 있다. 오랫동안 문화전문기자로 일해왔고 최초의 신문사 여성주필인 장명수씨 역시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으로 선임되는 등 김차기대통령이 호감을 갖고 있어 문화부장관 입각설이 나온다. 여성특위장으로는 당내 여성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낙균부총재가 거명되는 가운데 여성계를 대표해 재야에서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여성계의 양대단체 대표인 지은희(池恩姬)한국여성단체연합공동대표와 최영희(崔榮熙)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중 한 명이 기용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희경의원은 교육분야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교육부장관 후보로 거론되나 현재 사립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이해당사자’라는 점이 부담스런 대목이다. 이밖에 손봉숙(孫鳳淑)중앙선관위원 이인호(李仁浩)주핀란드대사 이경숙(李慶淑)숙대총장 이효재 전이화여대교수 심영희(沈英姬)한양대교수 송보경(宋寶炅)소비자를위한시민의모임대표 등도 하마평에 올라있다. 〈김정훈·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