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좌초는 ‘기아가 위험하다’는 악성소문에 의해 부채질됐다고 업계 일각에서는 풀이한다. ▼1차 보고서 파문〓작년 5월에 언론에 보도된 삼성자동차의 ‘국내 자동차산업 구조재편의 필요성과 정부의 지원방안’ 보고서는 “기아자동차는 성장 한계에 직면하며 쌍용자동차는 독자적으로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힘들다”는 내용. 보고서는 “부실기업의 경영자원을 성장가능성이 높고 경영이 안정된 업체로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 삼성의 기아인수기도 의혹을 낳았다. 삼성측은 “회사 입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기아는 “삼성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기아가 종금사로부터 대출금 회수요구를 받는 등 경영상의 손실을 입었다”며 삼성을 검찰에 고발했다. 기존 자동차5사도 삼성자동차의 사업진출 자체를 문제삼고 삼성측에 공개사과를 요구했으며 노동계도 삼성규탄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기존 자동차업계와 노동계의 삼성에 대한 반격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는 기아 자체의 내부 문제를 노출시키는 계기도 돼 기아의 자금난은 깊어졌다. ▼2차 보고서 파문〓작년 8월 폭로된 삼성그룹 비서실의 ‘신수종사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보고서는 “그룹 자동차사업의 경쟁력 조기확보를 위해 기아자동차의 전략적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를 위해 정부와 공고한 공조체제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삼성과 정부의 사전교감설’ 의혹을 낳았다. 삼성측은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가 폐기한 보고서”라고 해명했으나 ‘강경식부총리〓삼성 편’ ‘기아의 제삼자매각〓삼성의 기아인수’라는 의혹이 확산됐다. 그것이 김선홍 기아회장측의 버티기에 힘을 실어주고 정부의 신속한 기아처리에 걸림돌이 되는 결과를 빚었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