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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IMF이사철 新풍속 『세입자가 王』

입력 | 1998-02-15 21:01:00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이사철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매년 봄이면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요구에 시달리는 것이 상례였다.요즘에는 수입이 급감한 세입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올려 달라면 아예 전세금이 낮은 변두리나 작은 평수로 이사해 버린다.

사업실패자 명예퇴직자, 은행빚 등 채무를 갚으려는 세입자들이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평수 줄이기 이사에 나서고 있다. 봄철이면 평수를 넓혀 이사 가는 것이 서민들의 인생살이 재미였으나 IMF 시대에는 평수 줄여가기가 새로운 유행이 돼버렸다.

겨울철 유지관리비가 많이 드는 대형 아파트나 기름보일러 등을 이용하는 다가구 다세대 등에 거주하다 관리비가 적은 소형 아파트로 옮기는 사례가 많다.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올리지 않을테니 그대로 살아달라”고 사정을 하거나 “보증금을 낮춰 줄테니 계약을 경신하자”고 세입자에게 매달린다.

일산신도시 주엽역 인근 두산중개소 곽희선실장(36)은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 전세 수요는 완전히 끊긴 상태이고 집주인과 전세보증금을 빼달라는 세입자간의 실랑이가 많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