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하순 중국전역에서 동시에 실시된 대학원 입학시험 정치과목에 ‘덩샤오핑(鄧小平)이론을 중국공산당 당헌에 보충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논문식 답변을 요구한 이 문제를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힘들이지 않고 써냈다는 후문이다. 덩샤오핑 관련문제가 출제되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 베이징(北京)의 웬만한 서점에 가면 매장 한가운데 덩샤오핑관련서적을 모은 코너가 별도로 설치돼있다. 덩의 이론서에서부터 회고록 주요연설집 사진첩 등이 널려 있다. 덩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19일 그의 1주기가 다가오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서점의 덩샤오핑 코너에는 최근 새로 출판된 관련서적 약 40종이 진열돼 있다. 또 ‘덩샤오핑을 그리며’라는 책은 판매에 들어가기도 전에 1만부가 예약됐고 ‘덩샤오핑 이론전서’도 5백부가 예약된 상태다. 오래전에 출판됐던 ‘덩샤오핑 문선’은 고급스런 장정본으로 다시 나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영화나 TV에도 덩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기록영화 ‘위대한 공적(豊碑)’이 15일부터 상하이(上海)에서 상영되기 시작했다. 장쩌민(江澤民)주석이 친필로 제목을 쓰고 리펑(李鵬)총리 등 유명인들이 등장하고 덩이 최후로 살았던 자택이 최초로 공개돼 화제다. 베이징라디오는 19일부터 ‘천고에 길이 빛나다(千古流芳)’라는 6회짜리 드라마를 방송한다. 여기선 덩과 대처 전영국총리가 홍콩문제를 놓고 담판하는 내용이 소개된다. 덩서거 1주년을 기념, 19일 발매될 우표는 벌써부터 우표수집가는 물론 일반인들의 지대한 관심사로 떠올랐다.6장 한세트에 6위안(元·약 1천2백원)이지만 구입하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최소한 2배로 뛰고 1,2년후에는 10∼20배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에서 기념 또는 추모행사는 5주년이나 10주년에 성대하게 개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덩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예외인 듯하다. 1주년이 다가오면서 중국은 덩샤오핑이 되살아난 듯 각종 행사로 추모열기가 드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