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만큼 믿음직한 동업자가 또 있을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부부가 함께 장사하면 유리한 경우가 많다. 음식점을 비롯한 몇몇 업종은 부부의 콤비 플레이가 특히 빛을 발한다. 돈도 벌고 부부 금실도 좋아지고…. ‘일석이조’다. 경기 광명시 해물찌개 전문점 ‘착한이웃’. 5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테이블은 하나도 없는 배달 전문점이다. 37세 동갑내기 부부 김영일 장석복씨가 주인. 남편 김씨는 배달을, 아내 장씨는 주방을 책임진다. “일년 전 음식점을 하겠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엄청나게 말리더군요. 아내나 저나 요리에는 ‘젬병’이었거든요. 그래서 일단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비법을 훔쳐 배우기로 마음먹었죠.” 창업을 위해 김씨부부는 몇개월 동안 서울 근교의 이름난 음식점은 모조리 찾아다녔다. 이상하게 보건 말건 음식이 나오면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헤집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쏟아부은 돈만 해도 몇백만원이나 됐다.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사업 전략도 마련했다. 재료와 육수만 배달하고 손님이 집에서 직접 끓이도록 하는 대신 3인분 한 그릇에 8천원이라는 파격적인 싼 값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메뉴를 준비하는 것은 손해라는 생각에 해물찌개만 특화하기로 했다. 평일에는 50그릇, 주말에는 평균 70그릇씩 주문이 쏟아졌다. 김씨는 지난해말 목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김씨의 경우처럼 음식점은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업종이다. 주방이나 배달일은 생각보다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직장인 버금가는 월급을 줘도 믿음직한 사람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배달이나 영업을 직접 주인이 뛰어야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업종도 부부가 함께 하는 게 좋다.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점포와 금고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루 14시간 이상 영업하는 경우, 또 휴일에 쉬기 어려운 사업도 부부가 함께 하면 좋다. 남에게 가게를 맡기는 것보다 부부가 번갈아 가게에 나와 있는 게 훨씬 유리하다. 아내의 역할은 창업 과정에서 더욱 중요하다. 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02―786―8406)은 “창업을 결심한 남편이 아직 직장에 몸을 담고 있을 경우 비교적 한가한 아내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자료를 수집하거나 △창업강좌를 수강하는 일 △점포를 고르고 △경험자를 만나 상의하는 것 등이 아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