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일수록 ‘손님은 왕’이다. 특히 서비스업종에서 한번 고객의 눈 밖에 나면 두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원상 회복이 가능하다. 미국의 창업 관련 잡지들 중엔 올해의 유망사업으로 ‘잠행(潛行)쇼핑’을 꼽는 데가 많다. 주로 서비스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 수준을 ‘고객의 눈높이’에서 평가, 개선하려는 욕구가 커진 데 따른 현상이다. 96년 미주리주에서 생겨난 비즈니스 리서치그룹은 30여명의 ‘잠행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선발 잠행업체의 하나. 잠행고객의 서비스평가서를 종합 정리, 의뢰업체에 보내 수익을 올린다. 의뢰업체와의 신뢰가 수익을 결정한다. 잠행대상은 주로 은행 의료기관 레스토랑 등. 잠행업체는 먼저 의뢰업체 경영진으로부터 이 업체가 가장 중시하는 서비스 항목을 파악한다. 이 항목을 보다 세분화한 다음 잠행고객을 교육시킨다. 이를테면 종업원의 친절정도를 짧은 시간내 인사각도 말투 미소 복장 등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 잠행쇼핑은 새로 개발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촉을 강화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음식점이 특정 메뉴를 개발했어도 종업원들이 이 메뉴를 요령있게 손님에게 권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실제 잠행현장에서 필기구 따위를 꺼내 적는 행위는 금기 1호. 세세한 서비스항목 모두를 머릿속으로 외워 나중에 기록하기 때문에 잠행고객의 암기력 관찰력 순발력 등이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