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을 벼리듯 겨우내 갈고 닦아 푸르게 날을 세운 근육들이 풀어내는 이야기…. 팽팽한 젊음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무용가 8명이 세계 정상의 무대를 노크한다. 한국현대무용진흥회(이사장 육완순) 주최로 18,19일 오후7시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6회 바뇰레국제안무대회 서울대회. 바뇰레국제안무대회는 현대무용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국제무대 등용문. 독일 피나 바우쉬, 프랑스의 마기 마랭 같은 전설적 안무가들이 거쳐갔다. 올해도 30여개국 5백여명의 안무가가 비디오예심을 신청해 20여개국 2백70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심사위원들은 6개월 동안 각국을 돌며 15편의 대상수상작을 최종 선정, 이를 프랑스 바뇰레로 초청해 축제를 벌인다. 94년 ‘여백’으로 최고무용상을 수상한 안애순은 전통 그림자놀이인 만석중놀이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열 한번째 그림자’로 대상에 도전한다. 96년 ‘기우는 달’로 대상을 수상한 이윤경이 선배의 작품에 무용수로 출연하는 것도 화제. 한국무용가로서는 처음으로 도전장을 낸 김은희는 서른다섯, 인생의 반환점에 서서 조망하는 여자의 일생을 ‘환(環)환(幻)’으로 그려보인다. ‘예수 그리스도 수퍼스타’에서 예수역을 맡아온 최두혁은 ‘다시 비워지는 공간 Ⅲ’에서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절제된 몸짓으로 그려내고 강형숙은 여인의 심리적 갈등을 모자쓰기에 빗댄 ‘여자가 모자를 쓸 때’를 공연한다. 쥐불놓이에서 모티브를 얻은 김용철의 ‘붉디 붉은’, 남과 북 이산의 아픔을 노래한 김형회의 ‘내력’, 늙은 마부 요나의 고독을 그린 이해준의 ‘마부, 요나의 꿈’, 한 마리 나비로 되살아난 망자의 영혼을 따라가는 장애숙의 ‘여행’도 있다. 첫날인 18일 예총회관 회의실에서는 안무가 좌담회가, 18, 19일 문예회관 대극장 로비에서는 현대무용작가 포스터전이 열린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