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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칼럼]정종욱/韓中 전략적 동반관계 구축할때

입력 | 1998-02-16 19:31:00


중국에서도 곧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내달초 제9기 전국인민대표자대회가 열리면 국가주석과 총리 등 앞으로 5년 동안 중국의 12억 인구를 이끌어 나갈 새 지도층이 구성된다. 앞으로의 5년은 반세기에 걸친 건국후 중국정치사에 있어 중요한 시대사적 의미를 갖는다. 78년부터 시작된 개혁개방정책이 뿌리내리는 착근(着根)의 단계를 넘어 중국이 21세기의 경제대국을 향해 도약하는 시기가 바로 향후 5년에 해당한다. ▼ 中 경제대국 향해 도약 ▼ 중국식 사회주의의 성패가 판가름나는 결정적 시기라 할 수 있다. 중국식 사회주의체제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그 이유는 대체로 다음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정치적 안정이다. 중국식 사회주의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사망한 것은 꼭 1년전인 지난해 2월10일. 덩샤오핑의 사망에 따른 정치적 공백과 지도층 내부의 갈등을 우려했던 비관론은 이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덩샤오핑 이후의 정치지도체제에 대해 오랫동안 대비해온 덕분에 현재의 중국 정치는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하게 단결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2003년부터 시작될 제10기의 지도체제에 대해서도 이미 착실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장기적 포석이 바로 중국 정치의 안정 비결인 동시에 중국적 사회주의의 특색이기도 하다. 둘째, 견실하고도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들 수 있다. 78년부터 작년까지 20년 동안 중국경제는 연평균 10%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계속해 왔다. 수출신장률은 연평균 17%가 넘는다. 그래서 무역흑자도 최근 몇년간 매년 1백억달러를 훨씬 웃돌고 있다. 물가인상률도 긴축정책에 힘입어 95년부터 5% 수준을 넘지 않고 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외국투자의 유치이다. 93년부터 3년 동안 중국에 들어온 외국자본만 해도 1천억달러가 넘는다. 그래서 지금 중국은 1천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국유기업개혁 등 지속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지만 향후 5년 동안 중국경제는 안정속에 성장을 지속할 것이 틀림없다. 2020년에 중국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1위이든 2위이든 중국이 다음 세기초에 세계 경제대국의 선두에 서게 될 것임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자랑하는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4강에 둘러싸이게 된다. 이들 4강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다음 세기에서 우리 민족의 진로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그리고 4강관계의 숨은 열쇠가 바로 가장 가까운 이웃인 중국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의 절대적 지지속에서 곧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국정부도 우리의 새 정부에 대해 많은 호감과 기대를 갖고 있다. 금융위기를 헤쳐나가는 새 정부의 현명한 대응에서 한민족의 저력을 재발견하고 있으며 새 정부의 지도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중국은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경제협력 대상국일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유지에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는 넓은 의미에서 안보공동체의 일원이기도 하다. ▼ 우리 새정부에 호감기대 ▼ 중국은 자국의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서 주변의 안정과 평화가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우리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적어도 이점에서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한중 두나라는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심화시켜 나가는 동시에 한반도에서 평화 정착을 통해 통일의 기초를 다지며 동북아에서 새로운 지역질서 창출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관계 구축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정종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