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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금융위기 재발우려 고조…印尼 고정환율제 불안감

입력 | 1998-02-16 20:06:00


인도네시아의 정치불안 및 물가폭등에 따른 과격시위와 무리한 고정환율제 도입 결정 등으로 이번 주에 아시아의 외환 및 주식시장에 다시 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의 전문가들은 16일 아시아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최대의 불안요인으로 최근 인도네시아가 도입키로 결정한 ‘통화위원회제도’를 들었다. 부족한 외환보유고와 불안정한 통화안정장치에도 불구하고 홍콩식의 고정환율제를 도입함으로써 미국 및 국제통화기금(IMF)측과의 대립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정불안과 유혈폭동의 확산으로 인한 경제 사회적 불안도 그 이유의 하나로 들었다. 이를 반영하듯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 가치는 지난주 종가인 달러당 8천루피아에서 16일 오전에는 1만2백루피아선으로 떨어졌다. 필리핀의 페소화도 이날 개장하자마자 3.8%가 하락했다. 싱가포르의 한 은행지점장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안정 여부는 인도네시아가 관건”이라며 “수하르토대통령과 그의 족벌들이 고정환율제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IMF 세계은행 미국재무부가 아니면 이를 막을 저지세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 속에 동남아주재 미국 대사들은 윌리엄 데일리 상무장관의 싱가포르 방문에 맞춰 다음주 중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금융위기의 파장과 향후 대책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미셸 캉드쉬 IMF총재가 인도네시아에 대한 금융지원 중단을 경고한 데 이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도 수하르토대통령에게 “IMF의 입장을 수용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