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국제경쟁시대에 기업들은 저마다의 독특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지고 전세계 구석구석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 IBM SONY 코카콜라 등등…. 세계를 제패하는 기업들의 이미지는 그 기업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이미지까지 겹쳐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한 나라의 이미지는 그 나라의 존재가치와 세계속에서의 역할정립을 위해 필요하다. 국민 개개인의 동질, 유대의식 형성에도 기여한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나라에 이익을 가져다 준다. 또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국가경영전략의 중요 요소도 된다. 유학시절 디자인이 전공인 나에게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긍정적인, 확실한 이미지가 없다는 점에 너무나도 안타까워했던 경험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민족,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무지한 주변의 외국인 동료들에게 나의 개인전을 홍보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기업인들은 대한민국의 분명하고도 강한 이미지가 없는 상태에서 한국기업의 위상을 부각시키는 일이 엄청나게 어려운 일임을 느꼈을 것이다. 그 속에서 하물며 개인의 의미를 전달하는 일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었다.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은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넣는 나라, IMF하에 있는 나라, 부정부패의 나라 등으로 인식되는 요즘, 외국에 있는 한국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어떤 사건이 터질때마다 놀라움 무서움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따라서 차제에 우리의 기업인 교포 유학생 한국국민 모두가 긍지를 갖고 세계시장속에 뛰어들어가 자기 몫을 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주식회사’의 이미지를 새롭게 재정립하는 작업(CI)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 치열한 생존의 싸움에서 기업들만 그 역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도, 국가의 대표자도 경쟁의 한가운데 서서 진두지휘해야 할 막중한 역할이 있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업과 국가만이 승리할 수 있는 무한경쟁의 시대, 세계인을 향해 우리의 21세기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국가 이미지 구축작업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그렇다. 그것은 진리다. 우리가 잊고 지냈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소중한 우리만의 것을 세계적인 디자인으로 만들어내어 마케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이미지를 깊이, 널리 알리는 첫걸음이다. 김혜옥(디자인커넥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