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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진출 한국기업 『깊은 수렁』…건설공사 11건 중단

입력 | 1998-02-17 20:14:00


인도네시아내 정정불안이 확산되면서 현지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활동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대부분의 한국 건설업체들은 소요사태 확산과 자금난 등으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 이번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가전산업에 투자한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을 만회하려고 수출비중을 늘리는 등 안간힘을 쓰지만 공장가동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가전〓3개의 생산법인을 자카르타 근처에 설립한 LG전자는 소요사태보다 내수침체와 외환부족으로 인한 지급불능(모라토리엄) 사태를 더 우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지법인의 경우 △핵심부품 조기확보 △판매대금 조기회수 △재고감축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지급불능 사태가 현실화하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가동률은 이미 50% 정도로 떨어졌다. 대우전자는 지난해 가전공장 부지를 매입했으나 착공을 연기하고 사태를 관망중이다. 삼성전자는 생산량의 90%를 수출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 인도네시아 대선이 끝나는 3월 이후 국제채권단의 움직임을 본뒤 진출전략을 재검토한다는 구상이다. ▼건설〓현재 중단된 한국 건설업체의 공사물량은 대략 10억달러어치. 총 28건의 공사중 11건이 중단됐고 착공연기가 4건에 이른다. 대부분 공사들이 민간이 발주하거나 국내업체들이 자금을 투입한 개발형 사업으로 국내외 외환사정이 호전되지 않아 사업전개가 불투명하다. 특히 지난해 11월 기공식을 가진 SK건설의 23억달러 규모 석유화학플랜트공사가 보류됐고 포항제철도 지난해 10월로 예정됐던 미니밀공사 착공을 못하고 있다. ▼종합상사〓자카르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삼성물산 ㈜대우 등 종합상사들은 아직은 큰 피해를 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내에 소요사태가 파급될 경우에 대비, 본사 및 현지 외교공관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최악의 사태발생시 싱가포르 등 인접국으로 대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무역투자진흥공사 자카르타 무역관의 박석현(朴奭炫)관장은 “수출기업들도 원자재 확보 등에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라며 “대선이 인도네시아 경제의 앞날을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병희·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