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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수하르토『IMF처방 효험없다』…개혁플랜 연기조짐

입력 | 1998-02-18 21:10:00


수하르토 인도네시아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정면대결의 길로 치닫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수하르토는 17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게 “IMF에 의한 금융위기 처방은 효험이 없다”며 “다른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평소 경제개혁을 적극 지지하고 인도네시아가 새로 도입하려는 통화위원회를 통한 고정환율제에 반대해온 수드라자드 지완도노 중앙은행총재를 전격 해임해 이 제도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함께 정부당국도 IMF가 요구하고 있는 경제개혁을 ‘투자분위기 저해’라는 이유로 미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샤흐릴 사비린 후임중앙은행총재는 18일 “통화위원회제도의 도입이 IMF 요구사항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수하르토의 뜻을 받들 것임을 확실히 했다. 수하르토는 IMF가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요구하고 있는 경제개혁에도 미온적인 채 자신의 권력과 일가의 재산을 지키는 데 신경을 쓰고 있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고위 정부관리들도 경제개혁에 소극적이다. 수드라자드 전총재는 외환보유고가 충분치 않다는 점을 들어 일관되게 이 제도를 반대해왔다. 따라서 대선을 불과 3주 남기고 그가 갑자기 해임된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며 특히 ‘괘씸죄’에 걸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는 지난해 IMF로부터 4백30억달러의 지원금융을 얻어낸 협상을 주도했던 인물로 IMF요구에 따라 16개 부실은행을 과감히 폐쇄하는 등 일련의 금융개혁조치를 주도했다. 그러나 폐쇄된 16개 은행에는 수하르토의 이복동생과 아들 딸이 소유하고 있는 3개 은행이 포함돼 있어 그의 ‘성역없는 개혁’은 수하르토 일가의 ‘노여움’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하르토의 측근과 ‘피붙이’들이 운영하는 재벌 기업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 통화위원회 제도가 도입되면 환율이 달러당 5천루피아선에 고정돼 당장 기업의 외채부담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수하르토는 국익보다 자신의 사익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하고있는 셈이다. 〈강수진기자·자카르타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