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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납치사건]관련자들, 공소시효 지나 처벌못해

입력 | 1998-02-19 19:41:00


김대중(金大中)납치사건에 관련된 이후락(李厚洛) 이철희(李哲熙) 하태준(河泰俊) 윤진원(尹鎭遠)씨 등 생존 관련자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결론은 공소시효가 지나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규는 형법상의 살인미수 불법체포감금폭행죄 등이다. 그러나 이철희씨는 “당시 이후락부장의 지시는 분명히 ‘납치’였다. 만약 암살할 계획이었다면 해외공작팀이 아닌 다른 팀을 동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증언을 그대로 믿는다면 살인미수죄는 아예 성립되기조차 어렵다. 설령 살인미수죄가 성립된다 해도 공소시효는 15년으로 이미 88년 만료됐다. 또 공무원이나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체포감금 폭행죄를 저지르면 형법은 가중처벌하고 있으나 형량이 최고 7년(폭행은 5년)이하에 불과해 역시 오래전에 공소시효가 지났다. 따라서 초점은 과연 검찰이 수사를 통해 김대중납치사건의 진상을 밝힐 것인지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이와 관련,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기록을 위해 검찰이 극히 예외적으로 수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지 25년만에 대통령에 취임하는 김대중차기대통령은 “언젠가 진상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잘못된 과거사는 관련자의 처벌과는 별개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검찰차원의 진상규명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