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저마다 소비를 줄이면 경제적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소비불황’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경제전문가들은 맹목적인 소비절약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주체들이 씀씀이를 줄이면 기업의 재고가 늘어나 생산이 위축되고 결국 성장률을 끌어내린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되고 △실업자가 늘어남(임금상승 억제)과 동시에 △외제품 사용도 줄어든다. 실업증가는 또다시 소비감소를 낳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첫 소비감소분의 두배 가까이 소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소비가 10% 줄었을 경우’를 가정, 국가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분석했다. 결론은 성장률이 6.0% 포인트 줄고 실업자는 42만명이 늘어난다는 것. 반면 소비자물가는 1.6%포인트 떨어지고 무역수지도 67억달러 정도 개선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LG측 분석에서 소비감소분 10%는 순환효과를 감안한 수치. 따라서 실제로 경제주체들이 당장 소비를 10%포인트 줄이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두배로 강력해진다. 물론 소비가 줄어도 생산이 위축되지 않는 상황도 있다. 수요가 공급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활황세를 보이거나 소비가 줄어든 만큼 투자활동이 늘어나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유례없는 불황에 자금난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극히 부진한 상황에서 이같은 가설은 문자 그대로 가능성에 불과하다. LG연구원 김주형(金柱亨)이사는 “외채를 빨리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비를 줄여야 하지만 정도가 지나쳐 기업들이 쓰러지면 외채상환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