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의 수도권 지역 아파트 분양가 전면 자율화 이후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10∼33% 올랐다. 건설업체들이 여유 계층을 겨냥, 중대형 아파트의 고급화 전략으로 나서 분양가를 크게 올린 것. 이에 따라 기존 아파트값보다 분양가가 더 비싼 가격역전 현상마저 생기고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수입이 줄어든 서민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소형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분양가 인상〓분양가 자율화 이후 처음 실시된 서울 2차 동시분양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자율화 이전보다 20∼25% 올랐다. 남가좌동 삼성아파트는 지난해 상반기중 분양됐던 남가좌동 현대아파트 분양가보다 33%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건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 등으로 건설 원가가 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고 경기가 안정되면 다소 내려갈 것으로 기대했다. 이달초 경기 구리 용인시 등지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자율화 이전에 공급된 아파트들보다 10∼15% 올랐다. ▼아파트가격 역전 현상〓2차 동시분양에 나온 도봉동 동아아파트 32평의 분양가는 같은 평형의 인근 럭키아파트(1억6천만원), 한신아파트(1억7천만원) 보다 5백만∼1천5백만원 비싸다. 풍납동 신성아파트와 남가좌동 삼성아파트의 분양가도 인근 기존아파트 시세와 거의 같은 수준. 단독주택은 헌집보다 새집이 비싸지만 아파트는 그동안 헌집 가격이 새집 가격(분양가)보다 높았다. 업계는 이같은 가격역전 현상이 아파트 시장에서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파트 고급화〓건설업체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의 품질 고급화 및 차별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마음에 드는 아파트에는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수요자층이 두껍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동아건설이 경기 용인에서 이달초 분양한 철골조아파트 솔레시티는 평당 분양가가 웬만한 서울 지역 아파트보다 비싼 5백80∼7백30만원이었으나 분양시작 2주일만에 100% 분양됐다. ▼소형아파트 수요 증가〓IMF 한파로 가계수입이 급감한 서민들은 분양가 자율화 후 비싸진 중대형 아파트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소형아파트에 몰리고 있다. 건교부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중대형 미분양아파트는 늘어나고 있으나 소형아파트는 큰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하락〓분양가자율화로 들썩일 것으로 예상되던 기존 주택값은 그대로 얼어붙어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기존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금 모두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하락세. 16일 현재 강남과 수서 일대 30평형대 아파트는 작년 11월 중순에 비해 3천만∼4천만원, 지난달과 비교할 땐 1천만원이 각각 떨어진 2억9천만∼3억1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황재성·이철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