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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납치사건]납치차량 「닛산 스카이라인」의 운명

입력 | 1998-02-20 19:42:00


‘김대중(金大中) 납치사건’에 사용됐던 차량은 어떻게 됐을까. 73년8월8일 오후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돼 도쿄(東京) 그랜드팔레스호텔 22층에서 지하주차장으로 끌려온 김씨는 주차장에 대기해 있던 닛산 스카이라인 2000GT형 승용차에 태워졌다. 차량번호 ‘시나가와(品川)55모(も)2077’이었던 이 승용차의 주인은 요코하마(橫浜) 한국영사관 부영사(2등 서기관)의 직함을 가진 중정요원 유영복(劉永福)이었다. 쥐색(크림색)의 이 승용차는 사건 발생후 15년 가깝게 주일 한국대사관 지하주차장 한쪽에 보관돼 있었다. 일본 외무성은 한국대사관측에 “외무성의 허락이 있을 때까지는 이 차량을 없애지 말라”고 요청했다. 수사의 증거물이라는 얘기였다. ‘흉물’처럼 주차장에 자리잡고 있었던 이 차량은 그러나 노태우(盧泰愚)정권시절인 88년경 폐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은 대부분 “이 차를 폐차시킨 정확한 경위나 배경을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한 관계자는 “승용차가 워낙 낡아빠진데다 주차장이 비좁아 폐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일(韓日)간에 협의가 있었거나 한국정부가 어떤 결정을 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일본외무성이 ‘그 차를 없애려면 일본정부에 넘겨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이 차를 몰고온 사람들은 주차장 직원에게 “파티에 참석하러 왔다”며 주차료를 내지 않고 나가버려 직원이 차량번호를 기억해 뒀으며 일본경찰은 이를 근거로 차적을 찾아냈었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