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퇴장’ ‘등 돌리고 앉기’. 서울대의 이상한 졸업식이 사라진다. 올해는 학위수여 순서때 박사학위 수여자 모두가 단상에 올라 총장과 악수를 나누게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예전에는 각 부문 대표수상자만 단상에 올랐다. 26일 열릴 졸업식에는 66세로 ‘최고령’기록을 세우게 된 자연대 생물학과의 임억규(林億圭)씨를 비롯, 4백63명의 ‘박사’ 및 석학사 졸업생 대표 36명이 단상에 오른다. 49년 3회 졸업식에 이승만대통령이 국가원수로 처음 참석한 뒤 ‘국가적 행사’가 된 서울대 졸업식. 군사정권에 대한 대학가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74년 박정희대통령의 참석을 끝으로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았다. 국무총리 참석시대를 거쳐 문교부장관 참석시대가 이어졌으나 학생들의 비아냥은 계속되었다. 86년 문교부장관의 치사 도중 졸업생들이 ‘집단퇴장’했고 87년에는 ‘등 돌리고 앉기’로 ‘시대적 불만’을 표시했다. 88년에도 박종철(朴鍾哲)군 고문치사에 항의, 학생끼리 교내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따로 졸업식을 갖는 등 파행이 계속됐었다. 〈김경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