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아디다스는 94년 엄청난 적자에도 불구하고 광고비를 포함한 마케팅비용을 두배로 늘렸다. 그 결과 92년 9천만달러의 적자에서 95년에는 1천6백60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미국의 맥주회사인 앤호이저 부시의 경우도 그렇다. 경제상황이 별로 좋지 않던 80년대초 저가 맥주시장에 진출하면서 당시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던 팹스트와 올드 밀워키의 광고활동이 뜸한 틈을 이용, 광고비를 집중 투자했다. ▼공격적 마케팅전략 필요▼ 그 효과는 불황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돼 30% 이상의 판매신장을 이루었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은 우리 기업들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다. 일련의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감량경영과 비용절감을 추진하며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광고비 축소와 광고집행의 취소를 최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경제적 위기는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세계의 급속한 시장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런 때일수록 추상적인 분석과 대응책을 되풀이하기 보다는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광고예산을 축소하는 방어적 마케팅전략보다는 지속적으로 광고활동을 전개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생각해야 한다. 오늘날 경제의 어려움은 소비자들의 실질소득 및 가처분소득의 감소를 가져오고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와 구매행동이 위축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소비자들의 위축된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광고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불황기의 광고활동은 그만큼 투자 효율성도 높다. 경기가 좋을 때는 기업들이 광고비를 증액하기 때문에 광고비 점유율을 올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많은 기업이 광고비를 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광고의 투자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불황기야말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광고의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적기(適期)다. 광고의 본연적인 기능중 대표적인 것으로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 및 로열티를 강화시키는 것을 들 수 있다. 모두가 어렵다고 해서 광고예산을 삭감하거나 광고를 중단하게 되면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 및 로열티는 감소하게 되고 자연히 소비자들은 그 제품을 멀리하게 된다. 이는 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불황기에도 광고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여러가지 이유의 근간은 역시 장기적인 안목의 필요성이라 할 수 있다. 작금의 경제위기가 바로 이러한 장기적인 안목의 부재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에서 지금이라도 보다멀리내다보는 시각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고 무조건 광고비를 삭감하면 호황이 돌아왔을 때 떠나간 소비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 더욱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게 됨을 기업들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렇듯 불황기에도 지속적으로 광고를 집행해야 하는 당위성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실시된 여러 조사결과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미국 맥그로힐사의 광고효과연구소는 74년과 75년 그리고 81년과 82년 사이의 두차례 불황기에 각각 4백78개와 6백여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광고비와 매출액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 「내일의 호황」 미리 대비하자 ▼ 그 결과 불황기에도 광고를 유지하거나 증액시킨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불황기간은 물론이고 경기회복후 3년동안 전년대비 최고 275%의 매출신장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의 한 연구기관이 90년 7백49개 소비재생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와 일본경제가 불황이던 82년과 85년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가장 많은 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코카콜라는 지난 수십년간 광고비를 줄인 적이 없다. 극심한 불황에도 지나치리 만큼 광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장기적인 안목이 바로 오늘날의 코카콜라를 만들어낸 것이다. 채수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