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시한이 채 1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아직까지 계획서도 받지 못한 은행들은 해당 기업 독촉에 나섰다. 이와 관련, 은행권 내부에서조차 “한국경제의 앞날을 가늠할 중장기전략을 불과 1주일만에 만들라는 것은 졸속의 표본”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3일 은행 여신부 융자부 등 관련부서는 한시라도 빨리 자료를 입수할 수 있도록 그룹 기조실에 직원을 직접 보내는가 하면 일부는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계획서 검토작업에 돌입했다. 삼성 한진 한화 대림 등 11개 그룹과 재무약정을 맺어야 하는 한일은행은 촉박한 일정을 감안, 지난 20일까지 계획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일부 그룹이 이날 늦게까지도 내지 않아 애를 태웠다.한일은행 관계자는 “제출받은 계획서도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보완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측은 “대우 LG SK 신호 등을 맡고 있는데 굵직한 그룹들이어서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은행 심사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5년에 걸친 구조조정 계획을 뚝딱 만들 수 있느냐’며 통사정, 검토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동부그룹과 재무약정을 체결해야 하는 서울은행은 21일까지 계획서제출을 요구했으나 이날 늦게까지 받아내지 못했으며 조흥은행도 쌍용 해태그룹 때문에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이밖에 외환은행도 현대그룹에 지난 주말까지 계획서를 내달라고 요청했으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계획서의 핵심은 부채비율 감축과 계열 구조조정인데 구체적인 수치의 뒷받침 없이 기본원칙만 써온 곳도 태반”이라며 시한내에 약정체결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