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서울.’ 수도권 신도시로 떠났던 사람들이 이사철을 맞아 ‘서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넓은 아파트에서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며 ‘품위있게’ 살아온 이들이 복잡하고 비좁은 서울로 돌아오는 이유는 생활비 때문. 기름값 인상으로 차량 유지비가 IMF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아파트 관리비도 요즘같은 불경기엔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소규모 수출업체에 다니는 김모씨(32·경기 김포시 북변지구)는 최근 전세 6천만원에 살고 있던 29평형 아파트를 내놓고 강서구 화곡동쪽에 20평형 아파트를 물색중이다. 평소 한달에 20만원이면 충분했던 기름값이 40만원으로 오른데다 김포 북변지구엔 버스 노선이 한 개밖에 없어 자가용이 아니면 회사까지 출퇴근하기도 쉽지 않다. 평수를 줄일 경우 현재 20만원 안팎인 아파트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다. 최근 김포지역 부동산업소에는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루에도 5,6건씩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인중개사 김종은(金鍾殷·50)씨는 “집을 팔려는 사람 대부분이 서울 강서구의 작은 평형 아파트로 옮기려는 사람들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워낙 가라앉아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에 사는 회사원 이모씨(35)도 최근 전세 5천만원에 살고 있던 아파트(25평형)를 내놓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다세대 주택(17∼18평형)을 알아보고 있다.일산의 경우 대형과 소형 구분없이 아파트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며 최근엔 43평형 아파트가 전세 6천만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부동산컨설팅 정광영(鄭珖泳·43)대표는 “최근 신도시에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으며 대신에 서울 역세권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IMF한파가 지속될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