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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개혁피해자, 마음 넓게 가져라』…고별사 처연 눈길

입력 | 1998-02-23 19:48:00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퇴임 전날인 23일 오후7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고건(高建)총리를 비롯한 전현직 3부요인 장관 청와대수석비서관과 군 정당 및 각계대표 등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환송을 받았다. 그러나 두시간에 걸쳐 부부동반으로 열린 이날 환송만찬의 마지막 순서로 김대통령이 낭독한 고별사는 자못 처연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지난 5년은 나의 44년 공인생활 중 영욕이 가장 크게 교차한 세월이었다”며 “금융 외환위기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게 무엇보다 통탄스럽다”고 감회를 털어놓았다. 김대통령은 이어 “지난 5년 동안 대통령 직무수행과 관련해 특히 ‘변화와 개혁’의 과정에서 저의 본의와는 달리 피해를 보신 분들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맺힌 것이 있다면 풀어달라”며 “나도 직무수행과정에서 견해를 달리했던 분들에 대해 가졌던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을 모두 털고 떠나고자 한다”고 고별사를 마무리지었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사정(司正)의 피해자들과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두전직대통령 및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를 향한 메시지였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풀이였다. 김대통령과 이런저런 인연을 가졌던 참석자들은 ‘강했던’ 대통령의 ‘약해진’ 모습에 숙연한 표정이었다. 〈이동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