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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비자금 수사]여야 무분별 폭로戰 드러났다

입력 | 1998-02-23 19:48:00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 비자금사건은 지난해 10월7일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후보측이 김차기대통령의 지지율을 흔들어놓기 위해 터뜨린 정치공작이라는 게 검찰의 수사결론이다. 당시 신한국당 인사들은 이 의혹을 부풀리기 위해, 국민회의측은 이 ‘공작’으로 인한 타격을 받지 않기위해 사활을 건 설전을 벌였다. 이후 한나라당측은 공세적으로, 국민회의측은 여론조사의 우위를 지키기위해 ‘수세적’으로 각각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났다. 이후보측 인사들은 폭로 자료의 입수경위와 소스(자료원)를 흐리기 위해 주로 거짓말을 했다. 이후보는 지난해 10월16일 토론회에서 “우리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최근 제보가 들어와 밝혀진 것이며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은 바 없다”고 거짓말했다. 당시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도 폭로 회견에서 “지난주 초에야 제보를 확보,확인작업을 벌여오다 지난 주말 물증 확인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로 경로는 ‘배재욱(裵在昱)청와대사정비서관→정형근(鄭亨根)의원→이후보→강총장→고위당직자회의→기자회견’이었음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자료의 내용이 크게 부풀려져 검찰수사결과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계좌추적에 동원된 은행감독원 증권감독원측은 당시 “통상적인 업무의 일환이었다”고 발뺌했을 뿐 청와대의 지시로 경찰청 조사과의 지휘를 받아 실명제의 골간인 비밀보호를 무너뜨린데 대해서는 함구했다. 한편 국민회의의 ‘방어 진술’에도 일부 허위가 드러났다. 김대중후보는 지난해 10월8일 관훈토론에서 “실명제 이전 처조카 이형택(李亨澤·동화은행영업본부장)씨를 통해 은행에 입출금한 적이 있으나 실명제 이후 전부 현금으로 인출해 쓰고 은행에는 한푼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7일 “비자금을 관리한 적도, 관리를 제의받은 적도 없다”고 보도진에 말했다. 수사결과 비록 92년 대선 이전의 것이라고는 하나 이형택씨가 87개 계좌에서 47억6천9백만원의 DJ비자금을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차기대통령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으로부터 92년 대선때 ‘20억원+알파’를 받았다는 이후보측의 주장에 대해 “20억원 이외에는 어떤 정치자금도 노씨로부터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했던 이태진(李泰振)전청와대경호실관리과장은 “평민당 사무총장 계좌에 입금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계좌에서 91년 1월 평민당 사무총장 계좌로 3억원이 입금됐으며 91년 9월 이형택씨가 관리하는 계좌에 경호실명의의 3천만원짜리 수표가 입금된 것을 밝혀냈으나 이 돈을 김차기대통령이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제 수사결과가 발표됐으나 당사자들은 당시 거짓 발언이 정치공세 와중에 나온 것이라며 애써 외면하는 자세일 뿐이다. 〈하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