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건설에 근무하는 김경완씨(35·서울 일원동).최근 대학 후배 결혼식의 낯선 광경을 떠올리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신랑 신부가 하객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자 사회자가 “어여쁜 신부를 얻으셨으니 ‘만세 삼창’ 한번 하셔야죠”라고 말했던 것. 신랑 송영복씨(32·서울 대치동)는 개선장군처럼 큰 소리로 세번 ‘만세’를 외치고…. 긴장한 표정이던 신부의 수줍은 웃음과 함께 식장은 폭소장으로 변했다. ‘이벤트’에 익숙한 신세대의 결혼식에 새로운 풍속도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신랑 신부의 ‘찐한 키스’ 정도는 기본. 기념촬영 중 신랑신부에게 음악에 맞춰 춤을 추도록 요구하는가 하면 ‘남자부케’도 생겼다. 19일 서울 공항터미널 예식장. 오전 근무를 마친 뒤 부케를 받으러 서둘러 친구의 결혼식장에 온 이영주씨(27·서울 반포동). 이씨가 부케를 받아 들자 예비신랑도 가슴에 꽂았던 꽃을 빼내 사진촬영을 위해 서 있던 친구에게 던졌다. 이씨는 꽃을 받은 신랑의 친구 그리고 예비부부와 함께 사진을 찍어야 했다. 이씨는 “황당했지만 친구의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이라는 생각에서 흔쾌히 허락했다”고 말했다. 웨딩사진전문점 ‘빛그리기’ 사진사 권순길씨는 “열 커플 중 두 커플 정도는 이런 이벤트를 벌인다”며 “결혼식만을 형식적으로 치르고 각자의 길을 가는 예식보다 한 번이라도 함께 크게 웃는 결혼식이 생동감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