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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株總 현장]주주 목소리커져 곳곳 『실랑이』

입력 | 1998-02-26 19:27:00


26∼28일 사흘동안 열리는 일반은행 정기주주총회가 26일 시작됐다.

이날 주총에는 평소 큰 관심이 없던 주주들도 대거 참여, 5백∼1천여석의 자리를 가득 메웠고 소요시간도 1시간을 넘기는 곳이 많았다.

그러나 경영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믿어보자”는 식의 격려성 발언을 일삼는 ‘총회꾼’을 고용, 이들에게만 발언권을 주는 구태(舊態)에서 벗어나지 못해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또 상당수 은행장들이 연임하면서 이사진만 대폭 갈아치워 지난해 참담한 경영실적에 대한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지웠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오전 11시에 열린 동화은행 주총에서 주주들은 96년 7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천3백86억원 적자로 돌아선 이 은행의 경영진들을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 은행 주식 3백40만주(4.25%)를 갖고 있는 대주주 승항배(承杭培·오진그룹 회장)씨를 대리해 참석한 아들 승만호씨는 발언권을 얻지 못하자 육성(肉聲)으로 은행장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주주들은 “주총 무효소송을 내겠다”며 별렀다.

지난해 1백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보람은행에선 일부 주주들의 격려성 발언으로 주총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50분만에 끝났다.

한미은행 주총도 별다른 마찰없이 진행됐으나 일부 주주들은 “외화증권 투자로 손해를 본 것이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외화증권을 팔아 배당을 하라”고 요구했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