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차세대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국 마라톤의 간판스타로 성장한 김이용(25·코오롱). 30일 앞으로 다가온 제69회 동아마라톤대회에 대비, 신발끈을 동여맨 그의 각오가 당차다.》
그에게 3월29일 경주에서 열리는 동아마라톤은 풀코스 첫 우승의 무대. 외화절약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대회’로 치러질 올 동아마라톤은 94년 국제대회 승격후 4년만에 국내대회로 규모를 줄였다. 남녀 1인자인 이봉주와 권은주는 4월20일 열리는 로테르담과 보스턴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이번 대회엔 참가하지 않는다.
김이용은 이번 대회 참가자중 최고기록 보유자. 지난해 10월26일 춘천국제마라톤에서 모제스 타누이(2시간09분01초·케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그의 기록은 2시간09분21초. 지난해 한국선수중 시즌 최고기록이다.
▼ 최대라이벌은 백승도 ▼
최고의 라이벌은 22일 실업단 하프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백승도(30·한국전력). 그러나 순위에는 신경쓰지 않고 처음부터 기록 단축을 위해 몸을 던진다는 각오다. ‘코오롱 사단’도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
코오롱의 정봉수감독은 “같이 뛰는 손문규 오성근에게 초 중반까지 페이스를 김이용에 맞춰줄 것을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진눈깨비가 흩뿌리는 강추위속에서 치러진 작년대회(3월16일)에 비해 올 대회는 봄기운이 완연한 3월29일에 열려 기록경신에 도움이 되리라는 분석. 코스도 3년 연속 바뀌지 않아 김이용은 눈을 감고도 달릴 수 있을 정도다.
▼ 낯익은 코스도 유리 ▼
동아마라톤은 짝수해에 신기록을 토해냈다. 66년 김복래(2시간19분07초)가 20분벽, 84년 이홍렬(2시간14분59초)이 15분벽을 처음 돌파했다. ‘기록제조기’ 김완기는 90년 2시간11분34초, 94년 2시간08분34초로 짝수해에 두차례나 한국기록 수립의 기쁨을 누렸다.
김재룡(2시간09분30초)이 황영조에 이어 두번째로 2시간10분벽을 돌파한 것도 92년. 96년에는 마르틴 피스(2시간08분25초·스페인)와 이봉주(2시간08분26초)가 시즌 세계 1, 2위 기록을 배출했다. 김이용이 올해 은근히 한국기록 수립을 꿈꾸고 있는 것은 짝수해에 열리는 대회라는 이유도 있다.
경남 고성에서 50여일간 남해안 도로훈련을 마친 뒤 상경한 김이용은 다음달 5일 경북 김천으로 내려가 마지막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