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스포츠 25시]KBO「PK출신 총장」정치바람 타나?

입력 | 1998-02-26 19:27:00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바람’을 타는 곳이다. 프로야구 수장인 총재는 구단주총회에서 뽑은 뒤 감독청의 승인을 거쳐 임명되지만 이 절차가 제대로 지켜진 적은 없다. 또 반대의견이 있을 법도 하지만 총재가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표를 얻지 못한 경우는 없다.

그러나 이런 ‘만장일치 총재’도 3년 임기를 채운 경우는 드물다. 82년 프로야구가 생긴 이래 현 홍재형총재는 아홉번째다.

이런 가운데서도 KBO의 안살림을 맡은 사무총장은 다행스럽게도 바람을 피해왔다.

한국야구의 산 증인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초대 이용일총장은 90년대초까지 장수했다.

현재 그의 직책은 쌍방울레이더스 구단주대행. 2대 안의현총장은 원년 총무부장을 지냈다. 그가 총장이 되자 언론에선 ‘최초의 사무처출신 총장’이라며 KBO의 민주화에 박수를 보냈다.

현 박종환총장은 경남고 동문인 김기춘총재 재임시 전격적으로 발탁된 케이스. 그는 롯데자이언츠의 전무이사를 지낸 뒤 LA다저스에서 연수를 받던 중 안총장이 사표를 내자 KBO에 입성했다.

이런 박총장이 이제는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받고 있다. 25일 사장단간담회는 그의 ‘정리해고’를 심도있게 논의했다. 총재나 총장이 스스로 그만두거나 다른 데로 옮기기 전에 경질이 거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필이면 이날은 새 정부가 출범한 날. ‘KBO는 갈대’라는 비아냥을 이번에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