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하숙비는 그대로야. 잘 해줄테니까 계속 우리집에….”
서강대 정문 부근에서 7년째 하숙집을 운영하는 문모씨(47·여)는 며칠째 시외전화를 건다. 방학동안 고향집에 내려간 학생들이 하숙집을 옮기지 않도록 부탁한다.
대학가 하숙집 주인들은 애가 탄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 이후 생활비 부담 때문에 학생들의 휴학과 군입대가 잇따르고 하숙하던 학생들이 집에서 장거리통학하거나 자취방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개강을 며칠 앞둔 시점인데도 빈 방이 20∼30% 남은 대부분의 하숙집은 하숙생을 한 명이라도 더 끌기 위해 하숙비를 동결했다. 연세대 정문 부근 하숙집 주인 한백우(韓百宇·86)씨는 “물가와 비용이 오른 것을 생각하면 5만원은 더 받아야 하지만 학생들이 빠져나갈까봐 하숙비도 못 올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을 비우는 방학동안 받던 공방비(空房費)를 깎아주거나 안 받는 하숙집도 늘었다.
〈선대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