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하락으로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황학동 벼룩시장 등 재래시장과 관광특구 이태원동에 외국인 쇼핑객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하지만 딱히 내세울만한 특산품이 없는데다 관광마케팅의 부재로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노가미 유코(野上裕子·30·여) 산노미야 타에코(三宮妙子·30·여). 노가미는 세번째, 산노미야는 첫번째 한국방문. 안국동 ‘문화의 거리’에서 만난 이들은 “대부분의 물건이 가격표시가 안돼 있어 바가지를 쓰는 느낌이 들었고 가격도 비싸 물건을 구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남대문에서 만난 덴마크인 오브프레스(43)는 “구경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지만 막상 물건을 사려고 다가가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외국인용 간판이 부족하고 공중화장실 등 외국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도 모처럼 몰려든 관광객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
서울시가 최근 서울을 찾은 관광객 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도 외국인 쇼핑객의 불편사항을 잘 대변한다.
쇼핑장소와 관련, 공항과 시내에 있는 면세품에서 구입했다는 사람이 38.3%로 가장 많았고 백화점(20.1%)과 호텔의 기념품점(10%)이 그 뒤를 이어 68.4%가 ‘영어 등 외국어가 통하는 곳’에서 물건을 구입한 것.
반면 전통공예품상가나 거리에서 물건을 구입한 사람은 5.9%에 불과했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