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북한간 경제협력에 시동이 걸렸다.
현대그룹은 현대정공이 장비와 강재를 제공하고 북한 기술진이 제작한 시멘트운반용 화차 4량을 5일 오전 북한 남포항을 거쳐 인천항을 통해 들여왔다고 이날 밝혔다.
현대에 따르면 이번에 들여온 화차는 지난 89년 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 체결한 합의서에 따라 생산된 것으로 그동안 남북한간 긴장으로 지연되다 9년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현대는 지난해 4월 북한의 대남 창구인 광명성경제연합회와 임가공 형태로 화차 1백량을 공동생산키로 계약했으며 이번에 들여온 4량은 양산에 들어가기 전에 원산 6.4화차공장에서 시험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는 화차 생산을 위해 기술진들이 지난해 10월 원산화차공장을 방문, 북한이 제작한 화차를 평가한 결과 기술력과 품질이 우수해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북한의 합영법에 따른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철도차량은 국내에서 생산하되 화차 등 저급 차량은 북한에서 생산하는 생산기지 이원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며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은 러시아 등지로 수출할 방침이다.
현대는 화차외에도 현대정공이 남포에 연산 2만개 규모의 컨테이너 공장을 남북합작으로 설립할 계획으로 부지답사를 마쳤으며 중고선박 해체사업(현대정공, 인천제철) 수리조선(현대 미포조선) 의류임가공사업(금강개발) 등도 이미 지난해 의향서를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현대 관계자는 "북한측이 지난해 11월 현대에 공문을 보내 현대와 북한간의 경협이 잘 성사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경협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이번 화차 반입은 남북 교역이 경공업뿐만 아니라 중공업 분야로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89년 북한을 방문했던 鄭명예회장은 ▲금강산 관광지 개발 ▲시베리아 극동지역 남북한 공동개발 ▲원산조선소 및 원산철도차량 기지사업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의향서를 북한측과 교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