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트의 꽃. 흔히 치어리더를 이렇게 부른다. 경기가 잠시 중단될 때마다 화려한 율동으로 흥을 돋우고 팬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 때문에 치어리더를 ‘감초’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엄연한 ‘프로’다. 치어리더들은 구단에 소속된 직원이 아니라 각자 이벤트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치어리더들은 평소 선수못지 않은 연습량을 자랑한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다음해 재계약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하루는 격무의 연속. 아침 9시부터 연습. 벽면이 온통 거울인 연습장에서 오전 내내 몸을 흔들다보면 어느새 땀범벅이 된다.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4시 경기장 도착. 6시반 경기 시작전까지 또 연습.
경기시작 전후와 쿼터사이의 휴식시간, 작전타임때가 이들의 무대다. 경기시간은 2시간도 안되지만 세차례나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귀가시간은 밤11시 이후. 그래도 수도권팀들은 사정이 낫다. 부산 창원 등이 홈구장인 치어리더들은 아예 합숙을 한다. 새로운 안무를 개발할 때는 밤새는 일도 다반사다.
이들에게 국제통화기금(IMF)은 반갑지 않은 손님. 각 구단이 긴축경영을 선언, 올해 LG 나래 나산 등이 치어리더를 8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 SBS는 구단이 2명을 감원했지만, 8명이 모두 나온다. 고통분담차원에서 6명분 수입을 8명이 나누기로 한 것.
그뿐이 아니다. 운동량이 많아 먹성이 대단한 이들이 즐기는 메뉴는 돼지갈비와 삼겹살. 그것도 경비절감차원에서 김밥이나 자장면, 잘해야 부대찌개로 바뀌었다.
치어리더들의 수입은 경기당 10만∼15만원. 한달에 치어리더가 나오는 홈과 서울경기는 일곱번 정도니까 매달 수입은 70만∼1백5만원에 불과하다.
누가 치어리더를 할까. 대우제우스의 경우 8명중 7명이 대학생이지만 운동선수 출신이 많다. 육상 단거리와 리듬체조는 물론, 펜싱 태권도 출신도 있다. 운동을 좋아하고 ‘끼’를 분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치어리더 세계다.
삼성썬더스의 서진레스피아 팀장 안선영양(23)은 “가끔 치근덕거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팬이 더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