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들어선 뒤 임금의 삭감 및 동결 등으로 인해 작년 10월부터 12월 사이 도시근로자가구의 실질소득이 81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이 기간엔 또 사상 처음으로 소비지출도 감소, 소비위축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7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작년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2백28만7천원으로 96년의 2백15만2천원보다 6.3% 늘었다. 73년(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
더구나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81년(-1.0%) 이후 가장 낮은 1.7% 증가에 그쳤다.
특히 10월부터 연말까지의 명목소득은 63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인 0.6% 증가에 머물렀고 실질소득은 4.4% 줄었다.
▼소비 격감〓작년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백45만3천원으로 96년 대비 4.2%가 늘어 63년 이후 최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10월부터 연말까지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0.8%가 감소, 통계작성 이후 처음으로 소비지출의 절대금액이 줄었다.
소비지출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평균소비성향은 96년 71.7%에서 70.4%로 낮아졌다. 평균소비성향 저하로 전반적인 내수부진→생산위축→소득감소→소비위축의 악순환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가구당 식료품비는 월평균 41만7천원으로 96년에 비해 5.1% 증가했다. 이는 96년의 전년대비 증가율(11.4%)보다 크게 둔화한 것.
이 가운데 외식비는 15만9천원으로 96년보다 13.6% 늘었다. 96년엔 전년보다 17.9% 증가했었다.
▼교육비 지출 감소〓가구당 교육비 지출은 월평균 14만9천원으로 96년에 비해 9.5% 늘어 96년의 18.7%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둔화했다. 특히 10월부터 연말까지는 96년 동기대비 2.8%가 줄었다.
이 가운데 과외 등 보충교육비 지출 증가율도 5.0%로 96년의 16.2%에 비해 둔화됐다.
▼보육료 통신비 지출 증가〓가사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1만1천원으로 16.8% 늘었다. 파출부 지출은 23.5% 줄었으나 보육료 지출이 40.2% 늘었기 때문.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가사일은 스스로 하되 아이는 탁아소에 맡기는 추세가 반영됐다. 통신비는 PC통신 가입자와 휴대전화 보급이 늘면서 월평균 3만4천원으로 20.0% 증가했다.
〈백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