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모델 모델]패션쇼 무대뒤는 「전쟁터」

입력 | 1998-03-05 19:57:00


1m78에 34―24―35의 선택받은 몸매. 마냥 화려해 보이지만 막노동이나 다름없다는 하소연인데…. 모델들이 털어놓는 그들의 꿈과 땀, 사랑의 얘기를 담는다. 강렬한 음악, 쏟아지는 조명, 동시에 ‘내’게 꽂히는 수많은 관객들의 시선….

모델에게 패션쇼 무대는 꿈꾸는 듯 아름다운 기억이다. 96년 슈퍼엘리트모델 온미정(21)은 ‘그 순간 카메라셔터 소리의 짜릿함’을 사랑한다. 그러나 무대 뒤로 살짝 돌아가보면? 한마디로 ‘전쟁통’.

20여명의 모델과 메이크업팀 헤어팀 진행스태프가 와글와글. 모델마다 입고나갈 옷이 순서대로 걸려있는 행어 하나씩, 옷 입혀주는 헬퍼 한 명씩이 딸려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사진작가들도 끼여들었다.

다음 스테이지를 위해 옷 갈아입는 시간은 늘 빠듯. 무대 뒤로 빠져나오자마자 아예 옷을 벗으며 자기 행어로 뛴다. 남자스태프가 있건말건. 옷 갈아입으랴, 구두 액세서리 챙기랴, 저번 스테이지의 아쉬움은 곱씹을 새가 없다. 스테이지마다 메이크업까지 수정하는 패션쇼는 제대로 진행되는 게 신기할 정도. 남들보다 한두 스테이지 더 나서는 톱모델은 훨씬 정신없다.

패션쇼 출연 수입. 신인은 한번에 20만원, 2년경력은 40만원 정도. 박영선 오미란 같은 톱모델 몇 명만 1백50만원 이상.

모델센터 도신우회장은 “패션쇼 때 입은 옷을 모델에게 다 줘 집에 쌓아놓을 데가 없었다”고 행복한 70년대를 회상하는데, 지금은? 천만의 말씀.